'임신'에 해당되는 글 6건

  1. 2010.02.03 둘째가 생긴 후.. (1)
  2. 2008.02.05 31주.. (3)
  3. 2007.11.11 # 4. 20주차 - 임신을 핑계삼지 않기!

우리 아가는 엄마 배꼽 만지는 걸 너무 좋아한다. 엄마 배꼽에 손가락을 쑤욱 집어넣고 있으면 안정을 찾는 것 같다. 지난번 응급실 갔을 때도 두 시간 반동안 수액을 맞는 동안 혜린아기를 지탱(?)하게 해준 건 바로 엄마 배꼽.. ㅎㅎ 잠이 들때도 엄마 배꼽.. 암튼 뭔가 불안하거나, 잠이 오거나 해서 엄마가 필요할 경우 꼭 엄마 옷을 들쳐올리고 슬그머니 손가락을 집어넣는다.

행여나 이러한 행동이 집착이 되진 않을까 걱정도 했었드랬다. 하지만, '엄마 배꼽 아야 한다'며 못만지게 하자 생글생글 웃으면서 그냥 손바닥을 배에 올리고 옆에서 조용히 잠드는 걸 보면, 집착은 아닌 듯 하다.

특히 밤에는 배꼽에 손가락을 집어넣었다가, 그냥 배에 올라타면서 배꼽에 손바닥만 댔다가 하면서 금새 잠이 든다. 정말이지 혜린아기를 안정(?)시키는 데에 배꼽은 특효약이다.

그런데 오늘..
혜린아기한테 진지하게 대화를 청했다.. 이제 엄마 배에 올라타고 자는 건 안될 것 같다고.. 혜린이 동생이 뱃속에 있어서 혹시나 동생이 아야할지도 모른다고..
언어발달이 빠른 아가는 엄마 말을 반복하면서 몇번 되묻더니, 조용히 옆에서 쌔근쌔근 잠이 든다..

아..
드디어 시작이란 말인가..
내 눈엔 한없이 콩알만한 아기인데, 이 아기한테 더 아기가 있으니 '양보'를 해야함을 가르쳐야 한다는 게.. 너무도 당연한 자연의 이치이며, 그 이치 속에서 혜린아기도 한걸음 더 성장할 것임을 잘 알고 있지만, ,, 그래도 엄마는 괜히 맘이 짠하다.. 앞으로 배가 나오면서 힘들어지면 혜린아기랑 지금보다 더 많이 놀아주지 못하고, 어쩌면 집안일도 소홀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막상 둘째가 태어나면 그 때부터 또 혜린이한테는 계속해서 '양해'만을 구해야 할지도 모른다.

오늘 하루,,
잠깐 아기를 옆으로 떼놓고 나서 나는 잠시 앞으로 닥칠 일들에 몸서리가 쳐진다. 엄마 몸은 하나이기에.. 그리고 첫째도 그만큼 상황에 맞는 양육을 받아야 하기에.. 어쩔 수 없이 늘 엄마의 '양해'의 말을 들어야 할 것이다. 나는 벌써부터 혜린이가 너무도 안쓰러워서 눈물날 정도로 가슴이 시리다. 하나만 낳아 키우는 사람도 이해는 간다는..
아.. 정말이지 부모가 되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ㅠ.ㅠ
Posted by 풀빛소녀
2008.02.05 23:51
퇴근 시간.. 지하철 한 대를 그냥 보냈다..
종종 걸음으로 달려와 칼 자세로 콩나물 시루자루처럼 빼곡히 들어서는 직장인들을 보면서 차마 그 틈을 비집고 볼록 나온 배를 들이밀 수 없었기에..

따사로운 햇빛.. 하지만, 이상하게도 1분만 있어도 온 몸을 날카롭게 찔러대는 매서운 공기,
노트북과 책 3권, 그리고 다이어리와 전자사전까지 들어 있는 묵직한 핸드백까지..
아.. 정말이지 디카는 왜 들고나와가지고..-_-
날은 추운데, 외부로 뚫려있는 플랫폼에서 도대체 언제까지 지하철을 보내기만 해야하나 두려움이 앞선다..

이럴땐 정말 임산부석에 뻔뻔스럽게 앉아있는 젊은 것들이 너무 얄밉다.
하염없이 떠나는 지하철을 바라보는 임산부를 보며 그들은 조금이라도 미안한 마음이 들기는 할까..
아.. 이 배불뚝이 몸으로는 도저히 이 퇴근시간대에 집으로 갈수가 없는데..
마침 또 연휴 전날이라 도로 곳곳이 정체라 택시는 잡을 엄두도 못내고..

갑자기 막 서럽다..
눈물을 참는데 힘이 든다. 앞으로 태어날 우리 이쁜 별이를 떠올리며 눈물을 삼켜본다.
생각해보라,
지하철 플랫폼에 앉아서 무거운 짐을 양쪽에 끼고 울고 있는 배불뚝이 모습을..!!
세상에, 생각할수록 너무 비참하다..-_-

제발 다음 지하철은 임산부 석이 비어있기를 바라며 간절한 눈빛으로 지하철이 오는 방향을 응시해본다...
다행히 만원 지하철이긴 했지만, 양심있는 사람들이 임산부 석을 두고 따닥따닥 붙어 서 있다.
휴....... 한숨 크게 몰아쉬고,
뒤뚱뒤뚱 지하철로 올라타서는 넓디 넓은(?) 임산부석에 털썩 주저앉는다.
아..

다시는..
퇴근시간에,,
게다가 이렇게 추운 날에,,
그리고 이렇게 무거운 짐을 들고..
혼자!!
나다니지 말아야지.. 아아아....ㅜ.ㅜ


이제 별이와 만날 날은 꼬박 2달..
잘할 수 있겠지?
지금껏 이렇게 잘 견뎌왔는데 뭘..
별이가 나오기 전에 얼른 논문 마무리 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우리 별이 맞이해야지~

별이 엄마~
오늘 하루도 수고했음~!! 짝짝짝~!!^^*
Posted by 풀빛소녀
평소 드라마를 즐겨보는 편은 아니지만, 최근 입덧때문에 엄마랑 한 열흘을 붙어 있었더니, 어느새 몇몇 드라마를 섭렵(?)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ㅋㅋ 뭐, 나쁘지는 않다. 그렇다고, 드라마에 빠져서 다른 일을 못한다거나, 드라마 할 시간에 맞춰서 후닥닥 집으로 뛰쳐올 정도는 아니니까..
그냥 요즘은 다양한 삶을 본다는 게 마냥 흥미로워서 좋다.^^

최근에 '인순이는 예쁘다' 라는 드라마가 새로 시작됐다. 챙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건 아니었지만, 스치듯 지나간 한 장면에서 이 드라마는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바로 인순이가 고등학교 선생님께 사랑고백(?)을 하는 장면..

'저는 전과도 있고, 배운 것도 없고, 부모도 없지만,
정말 잘 할 수 있어요. 사랑해요..'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 사실 뭐 그다지 감동적이거나 색다른 고백은 아니다.
하지만,
왜 순간적으로 이 장면이 와닿았냐고? 그건 바로 그 말을 들은 선생님의 그 다음 대사때문이다.

'전과도 있고, 배운것도 없고.. 이런게 무슨 무기냐?'

그런 걸 왜 이용하려 하느냐고.. 따끔하게 혼내시는 선생님의 말이 마치 지금의 나에게 하는 충고같다.

불리한 상황에 처한 것을 마치 큰 무기나 되는 양 내세우는 행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하고 있어요.' 라는 말은 결국
'그럼에도 불구하고'에 대한 내용을 전함으로 인해서, '이렇게 하고 있답니다.'를 더 강하게 어필하고자 함이다. 그래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라고 말할 꺼리가 없는 경우보다는 장하다고 칭찬해줄 수는 있겠지. 하지만, 어차피 인생은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에 따라 평가되는 법!
어느 곳에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에 대한 배려는 존재하지 않는다.
가족이나 친구들 정도야, 그것도 그냥 감성적으로 공감해주는 정도이지,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져주지는 못한다.

임신한 이후로, 나는 나도 모르게 매 순간마다 우리 별이를 핑계대고 있다.
그래, 입덧 그거, 죽도록 싫었고 뭐가 중요한 걸 하기엔 모든 집중력도 떨어지고, 참으로 힘들었다.  하지만, 그런 상황 때문에 내 기량을 다하지 못했다고 해서 그 결과가 바뀌지도 않을 뿐더러, 그 말을 전한 이들도 앞에서만 딱하다고 말할 뿐 대신 해결해 주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결국.. 나는 어떤 경우에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에 대한 것들을 내 삶 속에 하나의 무기로 삼는 행위를 버려야 한다.

그동안 억울해했던 거 다 잊자. 어쩌면 나보다 더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조건으로 나보다 더 좋은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를 외치고 있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아니, 분명 있다. 이미 지나간 건 깨끗이 잊고 지금이라도 최선을 다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제 임신 5개월,,
몸이 조금씩 불편(?)해지기 시작하지만, 나의 결정과 나의 노력에 별이를 핑계대는 일은 없을꺼다. 잠시 너무 나약해져 있었다. 엄마가 더 열심히 살수록 별이도 자연스레 튼튼해지는 법!
별아,,
이제 엄마는 우리 별이때문에.. 라는 말 하지 않을게..
어떤 상황에서든 오직 결과만 생각하며 열심히 할게.
아자아자 화이팅!!^^*
Posted by 풀빛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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