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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est cut~!!


데이트 메이트 ...라는 용어가 있다. 친구보다는 가깝고 그렇다고 애인은 아닌, 그런 관계.
굳이 시간을 정해놓지 않아도 자연스레 연락이 닿아 자연스레 만나서 함께 맘놓고 술을 마시고 감히 '우정'이라는 말을 마구 갖다붙일 수 있는 관계. 이성이지만, 때론 동성보다 더 가깝고, 동성보다 더 속 얘기를 많이 하게 되는 관계. 내가 힘들 때 듬직하게 '이성'으로서의 역할을 해내주지만, 전혀 더 이상의 발전이 없는 관계.. 그래서 부담없이 '우정'을 나눌 수있는 이성친구!!

하지만, 이런 친구는 <저스트 프랜드>에서처럼 어느 한 쪽이 너무 아프다. 이성끼리 친구가 되기 위해서는 무조건 한 쪽이 친구 이상의 감정을 가지고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에 늘 곁에 있으면서 행복하지만, 늘 아프다. 그래서 나는 <러브&트러블>에서 게이 친구와 동거를 하는 '잭스'(브리트니 머피)가 부럽기만 하다.

이 영화는 제목도 그렇고 딱 봐도 가벼이 즐길만한 러브러브 로맨틱 코미디 그 자체다. 하지만 가볍게 지나치기에는 마음 한 구석이 짠해진다. 나이가 들수록 '친구'에 대한, 그리고 '우정'에 대한 의미에 대해 점점 흐려지고 있는 요즈음, 잭스의 게이친구 톰을 보면서 이런 친구 하나 없는 내가 너무 작아 보인다.

잭스에게 있어서 톰은 흐릿해진 '우정'이라는 감정을 선명하게 만들어 줄 뿐만 아니라, 늘 사랑이 두려워서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과 연애를 하는 잭스에게 '사랑' 또한 선명하게 만들어주는 귀한 존재다.

몇년 전 김수현 작가 드라마에서 이승연과 홍석천이 이성친구로 나온 적이 있었다. 어느 동성친구 못지않은 진한 우정을 보여주는, 대한민국 드라마 치고는 꽤 혁신적인 소재였다. 물론 주요 소재는 아니었지만, 그들의 계산없는 우정이 마냥 부러웠었다.

여자들에게 있어서 우정이란 늘 희미한 구름처럼 주변을 맴돈다. 분명한 틀이 없다는 점 때문에 늘 그때 그때 바뀐다. 여자들은 빠른 속도로 깊게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뛰어난(?) 능력이 있지만, 그 소중한 감정을 지속시키는 데에는 늘 힘이 없다. 아마도.. 여자들이 가진 묘한 질투심은 우정을 희미하게 만드는 주범이 아닐까 싶다.

그런 이유에 있어서라도 게이친구는 너무 귀하고도 뜻깊다. 우리나라에서 가능하겠냐마는, 나도.. 갖고싶다. 묘한 질투심과 경쟁심이 존재하지 않는 따뜻하고, 멋진,, 그리고 절대로 나를 이성으로 사랑할 가능성이 없는 게이친구!! 므흐..

Posted by 풀빛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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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8.02 03:44 신고

    게이친구라는 표현보다는, 애인이 아닌 마음편한 말 그대로의 '이성친구'아닐까요? 저도 그런 생각 꾸준히 , 역시 지금도 하지만요. 동성친구가 채워줄 수 없는 이성친구의 자리가 있으니까요.

  2. 2007.08.13 18:57 신고

    이성친구는.. 결국 한쪽이 다른 한쪽을 좋아해야만 영화같은 관계가 성립된다고 봅니다.. 결국.. 더 좋아하는 쪽이 상처를 받게 되죠.. 게이라면, 그런 끝이 없는, 영원한 친구일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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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만 보고서는 영화 자체에 대한 편견을 지울 수가 없었다. 이맘때면 으레 등장하는 '러브액츄얼리' 흉내낸 영화일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혹은 감동을 주는 척 하면서 사실은 흔해 빠진 유치한 로맨스이거나..

 그런데, 왜 영화 관계자는 이런 포스터와 '러브 액츄얼리'를 연상시키는 홍보 투성이로 새 영화의 신선함을 퇴색(?)시켜 버렸을까. 왜 이토록 개봉하기 전부터 '뻔하다'는 인상을 먼저 심은 채 마케팅을 해야만 했을까..

 올해 개봉한 영화 중 <영광의 날들 The days of Glory, 라시드 부샤렙>이라는 전쟁 영화에 대한 칼럼을 읽은 적이 있다. 이 영화는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떠올리게 하는 전투장면, 전형적인 사건 전개 방식 등으로 할리우드의 대중적인 전쟁영화의 선을 뛰어넘지 못했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실제 북아프리카 출신이며 프랑스인인 라시드 부샤렙 감독은 잊혀진 역사의 한 부분을 되도록이면 많은 관객에게 알리고 싶었기 때문에 이러한 형식을(헐리우드식) 영화의 '성공'을 위해 이루어진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감독의 진정한 바람대로 <영광의 날들>은 개봉 뒤 한달 동안 프랑스 전역 500개 극장에서 개봉했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면서 3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대부분의 감독들과 영화 관계자들은 적당히 감수해야할 사항들을 미리 계산하고 있다. 어쩌면 낸시 마이어스도 진정 자신이 바랬던 것을 최대한 많은 대중에게 어필하기 위해서, 원하지 않는 결정들을 할 수 밖에 없었을지도 모른다. 사람들이 '러브 액츄얼리'를 떠올려도 좋고, 유명 배우의 얼굴만으로 이끌린다 해도 좋다.. 그저 내가 알리고 싶은 이야기를 더 많이 알릴 수만 있다면.. 이라고 말이다..

 어쨌든 마케팅과 관련해서는 대충 이해가 간다. 하지만 내용과 맞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꼭 집고 넘어가야 할 게 있다. 아만다(카메론 디아즈)와 그레엄(주드 로)는 저렇게 로맨스 분위기로 붙여놔도 별 상관없다. 아만다의 가족에 대한 결핍과 애정에 대한 상처는, 그레엄의 삼총사 가족과 따뜻한 마음이 톱니바퀴처럼 맞아들어갔으니까..

 하지만 아이리스(케이트 윈슬렛)과 마일스(잭 블랙)은 아니다. 이들은 서로 따뜻함을 교류하거나 서로의 아픔을 치유한 사이라기 보다는 그냥 비슷한 경험이 있는,, 같은 선상에 나란히 있는 마냥 '성격좋은' 사람들이다.

 아이리스가 진정 스스로 깨달음을 얻은 사람이 있다면, 사실 이웃집에 사는 젊은시절 헐리우드에서 유명했던 시나리오 작가 아더(엘리 윌러치) 이다. '자신의 인생에서 주연이 되라'고 말하는 이 멋진 할아버지를 통해 자신의 상처를 스스로 치유하고, 마침내 자신이 멀리 영국에 쌓아놓고 온 많은 마음의 짐들을 낯선 미국 땅에서 훌훌 털어버리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는 옆에 있던 마일스에게 그대로 영향을 미치고 똑같은 깨달음을 얻게 해준다.. 포스터 속의 네 명 외에 그레엄의 삼총사 가족과 시나리오 작가 할아버지와 그 친구분들,, 등등.. 이 많은 감정선들을 포스터 속에 담으려면 차라리 주인공 격인 케이트 윈슬렛 모습만 커다랗게 나오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어디까지나 내 기준에서 케이트 윈슬렛이 주인공이다. 오직 그녀만이 'only 로맨스' 없이 '상처'를 치유했으므로..)

모든 걸 다 가졌다고 생각했지만, 채워지지 않는 어떤 것.. 그리고 안되는 거 알지만 끝끝내 포기할 수 없었던 어떤 것.. 얽히고 설킨 감정들을 모두 정리해버리겠다고 낯선 곳으로 훌쩍 떠나버린 그들은, 뭔가 과감하게 내지르지 못하고 있는 나에게 달콤한 자극이 되었다.

 모든 상처와 삶의 짐들을 그대로 내려놓은 채 박차고 나온 그 자리에, 다른 누군가는 휴식을 얻을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너무도 신선하다. 편견보다는.. 조금은 더 여유있는 시각으로 영화를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다른 어떤 영화를 떠올려도 좋고, 마냥 크리스마스 기분만 내도 좋다.. 원하는 거 하나만 집어서 내 심장에 넣자. 나는 '신선함'을 고르겠음..^^

* 원제목은 'Holiday'다. 말 그대로 지금 내가 있는 이곳에 나를 짖누르는 고만고만한 짐들을 그대로 내려놓고 그야말로 훌쩍 낯선 공간으로 여행할 수 있는.. 그렇게, 나에게 'Holiday'를 선물할 수 있는 신선하고 설레는 영화. 


Posted by 풀빛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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