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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를 보는 내내 그랬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도 나는 시종일관 같은 생각이었다. 이게 무슨..-_-+ 도무지 영화를 만든 이들의 의도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미안하지만, 어떤 반성이나 감흥 조차 없었다. 단지, 카자흐스탄 사람들이 보면 정말이지 웃지도 울지도 못할 어정쩡한 표정으로 한동안 침묵을 유지하고 나서야 자리를 뜨겠다는 생각을 했을 뿐이었다.

 영화를 보고 리뷰를 미뤄놓은 채 며칠이 흘렀다. 이 영화를 다시 본 것도 아니고, 여기에 대한 어떤 글을 읽은 것도 아니다. 출근길, 퇴근길, 그리고 외근 나가는 길, 바쁘게 뛰어다니는 현대인들을 어느 날 유심히 응시하고 있던 나는 어느 순간 온몸이 가벼워지며 시야가 점점 멀어져서 그들의 위에서 이 난리(?)를 내려다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순간이 있었다. 물론 다들 목적이 있겠지만, 무표정의 얼굴로 여기저기 빠른 걸음으로 뛰어다니는 현대인들 틈으로 방긋 웃음짓고 걷는 아이 하나가 내 눈에 들어왔다. 빨간 코트를 입고 엄마 손을 잡고 막대사탕을 열심히 빨아대는 그 아이는 마치 그에게만 시간이 멈춘 듯 평화로워 보였다. 갑자기 내 마음도 편안해지며, 그대로 공중에 붕 떠서 모든 이 주변을 희미하게 두고 싶었다. 다시 내 앞에 뚜렷해지는 게 너무 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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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한번쯤 모든 걸 부정하고 싶을 때, 너무도 간절히 혼자 발가벗고 어떤 판단과 편견도 없는 곳에서 본능에만 의지해서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그런 모습을 위해 대리만족하기 위해 딱 좋은 영화가 바로 <보랏:카자흐스탄의...>가 아닌가 한다.

 누가 그랬던가..비문명의 입을 빌려 문명을 까대는 이야기라고.. 소위 문명이라 불리우는 현대의 우리 모습을 '비문명'의 대표주자 보랏이 마치 태풍처럼 헤집어 놓고 지나간다. '교양'이라는 것을 배우기 위한 디너 테이블에 자신의 x을 들이밀며 순진한 표정으로 '이걸 어떻게 하죠?' 라고 묻는 장면, 운전 중 지나가는 아가씨가 마음에 드니 무턱대로 '저 아가씨와 자고 싶으니 따라가야겠다'고 운전의 룰을 깡그리 무시하는 장면, 급상승하고 있는 페미니즘에 대한 견해를 들으며 '섹스하는 데 여자 의견이 뭐가 중요해? 그냥 여러명하고 결혼할래' 라고 홱 말해버리고 사라지는 장면에서는 불쾌하고 경멸스럽지만, 미국의 젊은 청년들 틈에서 그의 가슴속 여인(파멜라 앤더슨)의 실체(?)를 알고 절망하는 장면에서는 왠지 모를 동정까지.. 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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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몇몇 장면에서는 미국(문명)을 까댄다기 보다는, 오히려 카자흐스탄 국민들이 상영반대를 주장해도 될만큼 자신의 나라를 비문명으로 몰아부치는 꼴이 영화의 의도와 상충된다고 느꼈다. 또한, 문명이라는 것은 사회의 룰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서로를 가장 잘 배려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 문명인데, 이 어찌 무턱대고 다른 문화에 자기나라 문화를 덮어씌우려 하냐고 버럭거리던 나였다. 하지만, 시간이 좀 지나서 곰곰히 이 영화를 되집어 봤을 때, 나의 결론은 이같이 좀 덜 냉소적으로 바뀌게 되었다.

 태풍이 지나간 자리를 보며 허탈해하는 것처럼, 그냥 단 한번만이라도 우리가 이룩해놓은 이 '현대'의 정신적 물질적 가치관들을 아무런 참견이 없는 상태에서 한번쯤은 가만히 들여다 보자고.. 하는 이야기로 받아들이면 되지 않을까 싶다.
Posted by 풀빛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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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가족이든 반드시 하나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성격이나 가치관 등의 큰 카테고리 에서부터 말투, 행동, 버릇 등의 세분화된 요소들까지 뒤져보면 꼭 하나씩 공통분모가 나온다. 그것이 남들이 보기에 눈쌀을 찌푸리게 하거나, 인생의 loser로 보일지라도, 공통분모라는 말 자체가 가져다주는 통일감과 안정감은 묘한 매력을 지닌다.

<미스 리틀 선샤인>은 미인대회에 나가고 싶은 것이 꿈인 막내딸을 위해 온 가족이 어린이 미인대회(Little Miss.)가 열리는 도시로 멀고 먼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다.

 우선 이들의 여행기에서 큰 요소를 차지하는 인물들을 살펴보면.. 집안의 가장 리차드(그렉 기니어)는 대학강사로서 늘 성공의 9단계를 주장하며 책을 출판하고 싶어하지만, 결국 여러차례 거부를 당하며 자신이야 말로 진정한 실패자가 아닌가 싶은 상황을 안고 있다. 그리고 양로원에서 마약을 소지하여 쫓겨난 할아버지, 우주비행사를 꿈꾸지만 본인이 색맹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절망에 빠지게 되는 오빠, 프라우스트의 최대 권위자라 자부했지만 해고당하고 동료에게 권위와 명성을 빼앗겨 자살시도까지 하게 된 삼촌, 그리고 이 희안한 구성원들을 한 품에 감싸안아야 하는 큰 부담으로 늘 아빠와 싸우게 되는 엄마가 있다.

 이들은 각자 인생에 있어 분명 실패한 인생이다. 아니, 실패한 것처럼 보인다. 꿈이 있고, 계획한 것이 있었지만, 그리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행운의 여신은 늘 비켜갔으니까. 자칫 모든 가족이 실패자로 보이는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의 주인공, 이 집안의 귀여운 통통이 딸, 올리브(아비게일 브레슬린)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가족에겐 너무 사랑스럽지만, 사실 누가봐도 미인대회 스타일의 외모를 갖고 있지는 않다. 함께 사람들도 위에 언급했듯이 이 아이에게 긍정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여유있는 자는 한명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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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올리브는 노력한다.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먹지 말아야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는 말에 금방 아이스크림을 다른 사람에게 쑥 밀어내는 모습이 여간 사랑스럽지 않다. 이 아이의 부단한 노력과 순수한 꿈은 아이러니하게도 다른 모든 가족들을 하나로 뭉치게 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마치 올리브가 대회에 출전하는 것이야말로 자신의 숙원 사업을 정리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듯, 모든 가족이 하나가 되어 시동도 잘 걸리지 않는 차를 밀고, 낯선 사람에게 무릎까지 꿇어가면서 올리브를 무대에 서게 한다.

 마침내 무대에 서게 된 올리브는 이미 꿈을 이루었다. 이제부터는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든, 어떤 결과가 나오든 상관없다. 할아버지가 가르쳐준 퍼포먼스를 통해 - 실제로 몇몇 사람들이 일어나서 나가버릴 정도로 disgusting하다..ㅋㅋ -  자신의 꿈을 이룸과 동시에 모든 가족들의 꿈을 이뤄주게 되는 클라이막스를 장식한다.

 그런 퍼포먼스는 아이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사람들이 반응이 더 우습다. 아이들에게 짙은 화장하고 섹시한 춤을 추게해서 상을 주는 미인대회는 그럼 아이다운가? 진정 꿈을 이루고 싶다면, 목표를 세우고 노력하라, 그리고 결과에 순응하고, 실패하면 언제든 다시 도전하라. 사실, 정말 아이답지 않은 것이 있다면, 바로 이러한 당연한 "교훈"을 우리마음에 다시 한번 심어젔다는 것이 아닐까?^^




☞ [두번 째 그림 설명] 드웨인(올립의 오빠)가 퇴원해서 함께 살게된 삼촌에게 한 말.ㅋㅋ
Posted by 풀빛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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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공하는 사람들에게는 늘 따라다니는 공통적인 한 가지 법칙이 있다. 그것은 바로 '좋은 인연'을 만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좋은 인연을 만나지 못한 사람들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는 말인가. 그렇지 않다. 바로 그 인연이라는 것은 스스로 얼마든지 노력해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인연이란 그 범위가 너무도 다양해서 생판 모르는 사람부터 가까운 내 가족까지 모두 포함한다. 수많은 인연들을 내 인생에 영향을 미치는 이들로 압축하고 또 압축해 나가다 보면 어느새 가장 소중한 한 사람이 한 명 남게 된다. 바로 크리스 가드너(윌 스미스)의 아들처럼 말이다.

 이 인연은 너무 끈적해서 잘 곳도 없고, 통장 잔고는 21달러 밖에 안되도 세상을 헤쳐나가게 하는 힘을 준다. <행복을 찾아서>에서 크리스 가드너(윌스미스)는 바로 자신의 위대한 인연의 첫 단추를 그의 아들로 삼았다. 지하철 화장실에서 자면서도 절대 인연의 끈을 놓지 않는 그의 부성애는 그의 삶에 대한 열망만큼이나 강하다. 그 강함이 있었기에 "인생역전"이라는 기적을 탄생시킨 건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행복을 찾아서>에서 내 주의를 끈 것은 크리스 가드너 라는 사람보다 그의 아들 크리스토퍼 가드너(제이든 스미스)였다. 크리스토퍼는 요상한 유치원에 다니면서 하루종일 엄마 아빠를 조용히 기다리는 착한 아이다. 간혹 엄마 아빠가 늦게 데리러 와도 불평보다는 반가움을 먼저 표시할줄 아는 작은 천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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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가 지어내는 이야기에 빠져 지하철 화장실에서 잔 크리스토퍼는 그래도 아빠가 있어 늘 든든하며 웃음을 잃지 않는다. 여느 아이들처럼 떼쓰는 것도 없다. 늘 불평 한마디 없이 아빠 손에 이끌려 어디든 간다. 한참을 줄을 서서 기다려야 겨우 들어갈 수 있는 좁아터진 보호소에서 자는 것에도 아무런 보챔이 없다. '그냥 동굴에서 자도 괜찮은데.'라는 이쁜 소리만 한다. 어찌 이 아이를 두고 나태한 삶을 상상할 수 있단 말인가. 교통사고가 나도 치료보다는 열심히 뛰어서 아들을 데리러 가는 행동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이 소중한 인연이 앞으로의 큰 인연들을 엮어주는 지렛대 역할을 했다고 말하고 싶다. 크리스는 이 천사에 의해 더욱 부성애와 삶의 열망이 빛을 발하게 된 게 아닐까 한다.

 "행복추구" 라는 말을 해석하며, "인간은 행복을 '추구'하기만 할 뿐이지, 결코 행복을 잡지는 못한다" 라는 크리스의 독백이 나온다. 하지만, 크리스의 부성애와 삶에 대한 열망이 이 작은 천사에 의해 더욱 빛을 발했듯이 우리도 모든 소중한 인연에 감사하고 최선을 다하자.   당장 내 손 안에 잡히지 않으면 어떤가? 적어도 행복을 잡기 위한 삶을 살고 있다면, 그 자체가 '행복'이 아닐까.

 
Posted by 풀빛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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