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집 사면서 오르다 첫발견만큼 고민 많이 해본 건 거의 처음이다.ㅜㅜ
이유인 즉슨, 바로 가격대비 질의 문제..!!

호기심 천국이 되어 가고 있는 4세 아가를 위해 다양한 지식을 공급해주는 백과사전의 필요성이 급증하던 중 마주치게 된 수많은 어린이 백과사전들... 정말 좋은 책 많다.^^;

한솔 어린이백과, 루크북스 박학다식, 웅진 비주얼박물관,,,, 등등 을 살펴 보는데 이건 도무지 감이 안온다. 다들 너무 훌륭한 책들이다. 다소 4세 아가에게 어려운 부분도 있으나 어차피 백과사전은 '참고서'아닌가? 그림이나 사진들도 훌륭한데 내용이 좀 빡빡하면 어때? 나는 백과사전이라는 게 필요하다고!! 하지만 정말이지 뭐를 들여줘야 우리 혜린아기에게 딱 맞을까... 를 고민하던 찰나.. 갑자기 내 머리를 스치는 생각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왜 자꾸 '백과사전'이라는 거에 연연하느냐였다.!!

혜린아기는 알고 싶은 것이 많다. 궁금한 것이 너무 많아 항상 하루에도 수십번은 '왜?'를 달고 다닌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이가 정말 딱 정답(지식)만을 요구하는 것일까? 그게 아닌것 같다는 거다. 혜린아기와 대화하며 자세히 관찰한 결과, 아이는 '엄마 아빠와 함께 탐구해보는 것' 자체를 즐긴다!!

함께 자료찾기도 해보면서, 그리고 좀 불완전하더라도 스스로의 논리로 정리해보는 것!! 이것이 바로 아이가 진정 궁금함을 해소하는 과정이었던 것이다. 내 머릿 속에서 '백과사전'을 싹 지우고 나니 뭔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바로 오르다 코리아에서 나온 '첫발견 시리즈~! 바로 '엄마의 첫발견'이다!


오르다 첫발견 시리즈는 결코 만만한 가격은 아닙니다.
하지만 사은품 구성이 좋은 아래 링크 등을 참고하시면 나름 실익있는 구매를 할 수 있습니다
[바로가기] GS Shop 의 오르다 80권 전집구매 (12만원상당 아이지오, 아이지오큐브 셋트) 



검색해보면, 가격대비 실망스럽다는 말도 꽤 많다. 물론 내 주변인들도 그것때문에 대부분 구입하기를 꺼려한다.

내용 부실, 만든 지 오래되서 업데이트 안되어있음, 돋보기나 손전등 기능은 잠깐 흥미 유발만 할 뿐 책을 좋아하는 아이에게는 필요도 없는 것, 필름지는 괜히 책값만 올리는 쓸데없는 기능.. 등등 모두 맞는 말이다. 허나,, 이 모든 근거들은 바로 이 책을 '백과사전'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것.. 백과사전 치고는 좀 그렇지 않냐... 라는 것..

주변의 혹평 속에서 과감히 이 녀석을 구입한 이유는 크게 딱 세 가지다.


첫째, 지식의 촉매제 역할.

어차피 모든 백과사전이 모든 것을 다룰 수는 없다. 모든 생물을 다루기엔 '자연관찰'이라고 이름지어진 어느 전집들도 다 소화해내지 못한다. 다만, 많은 동물과 식물, 그리고 사회현상, 과학 등의 각종 지식들을 '알고싶게' 만들 수는 있다. 광고로 치면 일종의 티저광고(Teaser Advertising)같은 역할을 하는 셈이다.

악어의 종류.. 아.. 저 그림자 어쩔..-_-;


'악어' 책이다. 악어의 종류로는 엘리게이터, 카이만, 가비알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는 이중에서 두 가지 종류만 크기를 잠깐 소개하고,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동물이라는 말로 마무리한다.

혜린아기에게 가비알의 몸길이는 아빠가 몇 명이나 합한 건지에 대해 말해주었다. '그러면 다른 악어들은 크기가 어때?' 한다. 그래서 다른 자연관찰 책에서 '악어'를 찾아서 다른 악어들의 크기도 알게되고, 그 크기들을 우리 주변의 사물들과 비교하기도 하고, 가장 큰 녀석이 우리 아파트만하다는 말에 너무 재미있어 했다. 그리고는 물론 악어하면 빠질 수 없는 후크선장이 등장하는 대화로 마무리 되긴 했지만..-_- 암튼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동물이 악어라면 공룡들이랑 같이 살았냐는 질문도 했었다. 공룡도 함께 다른 책과 아이폰으로 열심히 자료를 찾고 악어박사가 되었다는..;;

지금 이 페이지는 단적인 예일 뿐.. 전반적으로 강한 촉매제 역할을 하여 오히려 많은 설명이 있는 책보다 더 많은 것들을 알게 되고, 스스로 찾아낸 지식이라 더 재미있어 한다.


둘째, 부모와의 상호작용의 메카.

  사실 첫번재 이유랑 거의 비슷한 맥락이다. 지식을 탐구하는 절차를 밟기 위해서는 혼자서는 불가능하다.
흥미도 떨어지고.. 이 때 부모는 무조건 아이와 함께 하게 되어 있다. 책 읽어주기 귀찮아 하는 부모라도, 이 책만큼은 무조건 같이 해야 한다. 인터넷으로 찾아보기도 하고, 다른 자연관찰 책이나 다른 어린이 백과 책을 뒤져서라도 아이의 궁금증을 해결할 제스쳐를 취할 수 밖에 없다. 그 과정 속에서 대화의 양은 엄청날 것이고, 또한 '함께' 문제해결을 함으로써 신뢰도 쑥쑥 쌓인다.


돋보기 기능..곤충이 확대되어 보이니까 깜딱~

혜린아기와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되었던 '유령'책~

입 속을 들여다보는 재미~



손전등이나 돋보기 기능도 마찬가지다.. '엄마 이것봐, 이건 뭐지, 그 옆에는 뭐가 있어?, 위로 한번 비춰봐봐, 이건 꼭 도깨비같아, 이건 무슨 모양일까' 하나하나 비춰가면서 늘어나는 부모와의 대화.. 대화만 봐도 이건 부모와의 상호작용을 최대로 할 수 있는 '책'임에는 틀림없다. 


셋째, 시각의 전환 - 평면적 사고에서 입체적 사고로

위의 두 가지 이유는 아이와 함께 책을 읽어주면서 발견한 장점들이고, 처음 책만 보고 이 전집을 선택한 이유는 바로 이것 때문이다. 모든 사물과 사회현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전환시켜주고 확장시켜준다. 이건 단순히 흥미유발을 목적으로 만든 것이 아니다. 재미로 만들꺼라면 그냥 팝업북으로 만들면 되지 왜 굳이 필름지를 삽입했을까?


필름지는 그 아래에 있는 내용이 다 비친다는 특징이 있다. 바로 그러한 특징을 이용하여 단순히 그림들을 입체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앞과 뒤', '앞과 옆', '겉과 속', '위와 아래', '장소의 변화', '등장인물의 변화', '시간의 경과', '시선의 변화','상황의 변화', '중요도의 차이' 등을 담고 있다. 단순히 동물이 쑤욱 올라오는 팝업이 아니라는 말이다. 사악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바로 지를 수 있었던 건 바로 이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기수가 말을 타고 가는 앞 모습.

필름지를 넘기면, 뒷모습.

해저 화산이 폭발하는 모습.

필름지를 넘기면, 해저화산 폭발 이후 새로운 섬이 생긴 모습.

갓 태어난 고래와 엄마 고래.

필름지를 넘기면, 갓 태어난 고래를 엄마고래가 밑에서 물 밖으로 올려주는 모습.

감자를 먹는 사람들의 어두운 분위기가 잘 드러나는 것은..

바로 작은 램프 하나가 집 안을 밝히고 있기 때문입니다.. 램프를 중심으로 전체그림을 감상하게 됨..

강이나 호수의 물 위의 모습..

필름지 넘기면, 악어가 물 아래에서 헤엄치는 모습.



 혜린아기에게 앞으로 어떤 사물이나 현상을 바라볼 때에 평면으로 보이는 사실 뿐만 아니라, 입체적인 사고를 했으면 한다. 살짝 고개를 옆으로 돌려서, 혹은 시간을 거슬러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각 말이다. 이렇게 다각도로 다져진 시각은 앞으로 혜린아기가 살아가면서 겪게 될 무수한 사건들을 대할 때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단편적으로 사고하지 않는.. '뇌가 소프트한 사람' 이 되길 바라며 엄마의 오늘도 '엄마의 첫발견'을 통해 뿌듯한 하루였다..^^

책 크기가 애매해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저렇게 자기들만의 책장을 끼고 왔다..살짝 책장 위에 올려주기만 하면 깔끔~^^ 물론 아이는 늘 의자를 이용해야 한다는..ㅎㅎ



** 혜린아기는 이제 '박사' 캐릭터와 '연구실 놀이' 를 첨부하기 시작했다..-_-
혜린아기가 말하는 연구실 놀이는 '첫발견' 책 중에 연구하고 싶은 책 하나를 골라서 열심히 연구하는 것..^^;;

'이제 우리집은 연구실이야~', '엄만 뭘 연구할꺼야?', '난 유령을 연구할꺼야~ 나 박사같지?', '우리 지금부터 연구실 놀이 하자~~~'
혜린아기의 손에 이끌려 나는 오늘도 펭귄박사로 변신했다는..-_-;;


*** 구성이 참 다양한 것 같다. 사실 내가 시각의 전환을 위해 구입을 결정한 건 '호랑이' 책 때문이었는데, 내가 산 구성 (80권)에는 호랑이가 없다.;; 홈쇼핑에서는 100종이 넘기도 하고, 중고서점을 뒤져보니 100종짜리들도 꽤 보인다. 좀 더 많으면 좋겠지만, 괜찮다. 뭐.. 이 책을 산 목적은 이뤘으니..^^

Posted by 풀빛소녀

명작과 전래를 묶어서 구입한다는 게 사실 어불성설이다.
두 가지 다 특정 나라에서 전해내려오는 아이들을 위한 고전임에는 분명하나,
그 '특정' 나라가 각기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으므로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줄 시기로 전체를 묶기는 좀 애매하기 때문..

특히 전래의 경우 대부분의 이야기에 '권선징악', '인과응보'라는 메세지를 강하게 전달한다. 그리고 호랑이와 토끼라는 특정 동물들도 자주 등장한다. 나쁜 사람은 주로 강한 벌(죽음 등)을 받는 잔인함도 드러나 있다.

그에 비해 명작은 다소 가볍다. 
착하고 성실하게 '소'처럼 살아야한다.. 는 상투적인 메세지를 뒤로 하고, 좀 더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하늘을 날아다니고, 절대 늙지 않으며, 죽었다가도 다시 살아나는 등.. 영화로 치면 좀 더 스펙타클하달까..

암튼, 명작과 전래 둘 중 아이에게 좀 더 빨리 보여줄 수 있는 이야기는 명작, 그리고 조금은 더 늦게(6세 정도?) 보여주면 더 그 효과를 제대로 누릴 수 있는 것이 전래가 아닌가 싶다.

혜린맘은 비교적 명작은 전집을 들이기 전에 각종 뮤지컬이나 단행본, 또는 영상물로 많이 접하게 해주었었다. 피터팬이나 피노키오, 각종 공주 시리즈는 이미 혜린아기가 섭렵한 상태..

하지만 너무도 유명해서 다양한 매체로 접할 수 있는 이야기들 외에도 많은 명작동화를 좀 더 알려주고, 전래동화도 슬슬 접하게 해줄까 싶어서 폭풍검색...은 아니고,,-_- 우연히 홈쇼핑에서 광고하는 삐아제 지구별 명작 전래를 발견..

본의 아니게 전래와 명작을 같은 시기에 지르게 되었..

그놈의 무이자 할부.. ㅋㅋㅋ 때문에 덜컥 지르게 되었지만 꽤!! 아주아주 만족스럽다~!!

지구별 명작전래 동화는 말 그대로 아이들을 살살 유혹하기에 딱 알맞게 제작되어 있다. 
화려한 색감이나 인쇄기법의 다양함 등의 내용상의 문제 뿐만 아니라 팝업북, 워크북(스티커 포함), 나만의 그림책 꾸미기(책모양 하드커버로 된 스케치북??) 등 부수적인 구성이 꽤나 매력적이다.

[ 도서구매 팁 ]
삐아제 지구별 명작동화는 참 좋은 책이지만 비용이 부담되죠.
가장 저렴하게 좋은 구성으로 구매하려면 역시 홈쇼핑이 최고입니다.
롯데홈쇼핑에서 판매하는 지구별 명작동화는 110권 기본구성에 추가 30권 구성이 들어갑니다.
다른곳에서도 이정도 구성, 가격을 찾기는 힘들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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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린아기가 좋아하는 공주 시리즈들..-_-
원작과 그림이 다소 다르지만 솔직히 백설공주는 느므 이쁘다~+_+


각종 뮤지컬과 영상물을 통해 매일같이 역할극을 하게 만든 이야기들..
아.. 정말이지 나는 후크선장을 그만하고 싶다.. 목이 다 쉴 것 같...ㅜㅜ


책 뒤에 나오는 부록들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짝꿍동화'.
명작동화와 전래동화의 주인공들이 서로의 이야기 속으로 방문한다. 이로 인해 새롭게 펼쳐지는 이야기를 상상해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
혜린아기는 짝꿍동화를 읽고나서는, 굳이 짝꿍으로 맺어져 있지 않은 이야기들도 자꾸만 서로 만나게 해준다..-_-
상상력을 쫙쫙 펼쳐주기에 일등공신 섹션~!!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생소한 물건이나 문화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주는 부분..
우리나라 전통문화와 다른 나라의 문화를 조금씩 접할 수 있게 해준다.



맨 마지막에 등장하는 따라해봐요 시간~
전래는 사자성어, 명작은 영어가 나온다. 각 책 속의 내용과 관련있는 내용으로 꾸며져 있다. 혜린아기는 다행히도 꼼꼼하게 꼭 이 부분까지 읽는다..


사실 CD는 구성에 들어있어도 그만 안들어 있어도 그만... 인 시절이 온다.. 책마다 CD들은 왠만하면 다 들어있기도 하거니와 아직은 혜린아기가 차안에서 듣는 것 외에는 책은 그냥 엄마가 읽어주는 걸 좋아한다. 따라서 CD가 있어도 그냥저냥 구석에 자리만 차지하게 일쑤였는데.. 요녀석들 추석때 부산 내려가면서 한번 듣고는 완전 반해버렸다~!!

보통 전집에 포함된 CD는 성우가 그냥 읽어준다. 적당한 배경음악 좀 깔고 음향효과 약간씩 넣고..
그런데 지구별 명작전래 CD는 성우가 이야기에 대한 배경지식을 쉽게 설명해준다. 작가에 대한 이야기, 이 동화가 나왔을 당시에 있었던 재미있는 비하인드 스토리들, 그리고 이 동화를 앞으로 어떻게 접근하면 더 재미있을지에 대해 정말정말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설명을 듣고 있노라면 얼른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고 싶어진다는..

사실 이 책을 구입한 건 거의 1년... 정도 되어 가는데,
비교적 명작이나 전래를 늦게 들이게 된 친구들을 위해 뒤늦은 포스팅을 했다.
다른 건 몰라도 명작을 읽어주고 나면 아이와 함께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어서 참 좋다.
참 좋다.. 라고 밖에 표현이 안되서 안습..ㅜㅜ



 

Posted by 풀빛소녀

옆 집에 새로 이사온 가족이 있다.
이사오면서부터 책을 한 가득(눈 대중으로도 전집으로 대여섯 질은 되어 보이는) 밖에 내놓고, 짐 정리를 하고 있다.
책을 상당히 많이 읽나보다.. 하기에는 한참을 책을 들여놓지 않는다.
알고보니, 아이가 이제 초등학생이 되면서 유아 때 읽었던 책을 처분하기 위해 밖에 꺼내놓은 거라고 한다.
안타깝게도 이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어서, 눈이 휘둥그레해질만큼 많았던 이 책들은 다른 집으로 가게 되었다.(ㅜㅜ)
암튼, 이 집이 이사온 후로 소중한 책들을 놓쳤다는 안타까움에 괜히 더 처분하실 책 없나 하고 오며가며 괜히 한번씩
그 집을 쳐다보곤 하는 나를 발견했드랬다.

비오는 아침 조심스레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너무 조용히 불러서 나를 부르는 소리인지 감기 오지 않아 잠시 머뭇거리는 데 또 한번 분명한 소리가 들렸다.
"혜린이 엄마 계세요~" 바로 새로 이사온 집 아주머니셨다.
그 아주머니는 이사오고 인사 한번 제대로 못했다며, 공사소리도 미안했다며 조심스레 책을 한 권 내미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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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혜린이 이 책 있나요?.. 하며 조심스레 내민 이 책,,
본인이 아이에게 읽어주면서 너무 좋아했던 책이라, 떡돌리는 것 보다는 책 한권 선물하는 게 나을 것 같아 사놓으셨다고 한다. 혜린맘은 사실 이 대목에서 완전 감동했다..ㅜㅜ 이사와서 아이에게 책 읽어주라며 좋은 책을 추천해서 선물하는 이런 사람이 있다뉘~!!!!

너무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고선 아이와 한장 한장 넘기는데,,
결론만 얘기하면 난 펑펑 울었다..ㅜㅜㅜㅜㅜㅜ

산불이 났다..
엄마 까투리와 꿩 병아리 아홉마리는 이리 저리 피해보지만
불길이 너무 거세져서 도저히 피할 수 없는 막다른 길에 이르게 된다.
엄마 까투리는 바람에 날려 불어오는 불을 피해 본능적으로 날개짓하며 날아올랐지만,
새끼들을 보고 다시 눈물지으며 불구덩이가 된 산 속으로 내려온다..
그리고 자신의 날개 속에 새끼 아홉마리를 품고 뜨거운 불길을 참으며 숨을 거둔다.
산불이 꺼지고 앙상해진 나무들만 남은 산에
시꺼멓게 탄 엄마 까투리 속에서는 아홉마리 꿩 병아리들이 무사히 살았고,
엄마 까투리의 몸이 완전히 으스러져서 사라질 때까지 아홉마리는 늘 함께 붙어 다니며
밤에는 엄마 까투리에게 와서 잠을 잤다는 이야기..

눈물이 펑펑 쏟아졌던 이유는..
'엄마의 위대한 사랑'이 아니다.
그건 너무 평범하잖아..
뜨거운 불길이 살에 닿자, 나도 모르게 혼자 파르르 날아올랐다가
뒤 돌아보니 새끼들이 있어서 다시 불길 속으로 내려오는 그 모습..
그렇게 두번이나 반복했던 그 모습..
도망치고 싶은데, 너무 힘들어서 다 버려두고 숨고 싶은데
차마 그럴 수 없어서 다시금 되돌아오는 엄마의 너무도 인간적인 나약함..
거기에 난 눈물바다가 될 수 밖에 없었다..

엄마는 다들 그냥 엄마가 되는 건줄 아는 사람이 많다.
아기 낳고 키우다 보면 누구나 위대한 사랑이 생겨나는 줄 안다.
하지만 엄마 또한 인간이기에
하루에도 수십번씩 자신 안에 있는 나약함과 싸울 수 밖에 없다.
때로는 다중인격자들 처럼 인자한 부처에서 사악한 마녀까지 다양한 변태를 거듭할 뿐이다.
그 변화 속에서 단단하게 다져진 사람만이 비로소 '엄마'가 된다.

비록 나 지금 대단한 스토리를 만들만큼 위대한 엄마라고 떵떵거리지 못하지만,
결국에는 내 자식들에게 위대한 엄마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될 그 과정 속에 있음을 알고
믿어야 한다.
나 오늘도 육아에 힘들었다. 하지만 한걸음 더 위대한 사랑에 다가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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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풀빛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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