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29 23:16
혜린아기는 이제 한창 말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은 의사표현이 서투르고 그보다 더 서투른 엄마는 아기의 말을 완전히 이해하는 데에는 가끔 어려움이 따른다. 대충 왠만한 말은 다 알아듣고 기억력도 아주 뛰어나다. 모든 아가들이 다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혜린아기는 암튼 언어적인 감각이 좀 타고난 듯 하다.

하지만 여전히 서투른 표현 탓에 혜린아기는 서투른 의사표현을 하다가 '울음'으로써 재표현(?) 하기 일쑤다. 엄마는 그럴 때마다 괜시리 짜증이 나서 아기를 더 나무라기도 한다. 하루종일 엄마와 함께 지내는 동안 엄마와 아기는 이렇게 실랑이를 벌이는 일이 잦다.

'너 왜 울어?' 라는 책은 이러한 일상 중에 한 부분을 너무도 적나라하게 그려내고 있다. 내용은 간단하다. 엄마와 아기가 집에 있다가 외출을 하는 장면이다. 외출준비하는 장면부터 시작해서 공원에서 놀다가 집에 돌아오는 것이 이 책 내용의 전부이다. 남편이 설겆이 하는 동안에 금방 다 읽어버릴 정도로 글밥도 적고, 말 그대로 '그림책'이다.



이 단순한 그림책이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많은 엄마들이 '뜨끔하다'고 느낄 정도로, 잔인하리만큼 우리 일상을 줌인해서 드러내고 있다. 우리가 무심코 던지는 말들.. 집안일에 지쳐, 아기 뒤치닥거리에 지쳐 그렇게 던져져버린 말들이 얼마나 아이한테는 큰 영향을 미치는 지 어떠한 부연 설명 없이도 분명히 알 수 있다.

'엄마'라는 항해를 시작한 지 어언 20개월.. 뭐, 임산부 시절까지 합한다면 약 2년..
그동안 아기를 통해 얻게 되는 무한한 행복도 느꼈지만 일상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인해 괜시리 '힘들다'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그 2년.. 어차피 '엄마'로 살아야 할 인생이라면 적어도 아이를 키우는 데에 있어서 힘들어지는 것들에 대해 좀 더 관대해 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아기가 깨끗이 빨아놓은 빨래너미 위에 우유를 쏟아도, 밥을 먹다말고 그릇을 다 엎어버려도, 외출할 때에 꼭 입어야겠다고 날씨에 맞지도 않는 옷을 골라도.. 엄마는 '힘들다, 지친다'라는 생각을 최대한 피하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물론 엄마도 인간이기에 아무리 노력해도 가끔은 툭툭 마음에 없는 소리를 던질 때도 있을 것이다. 그때는 괜시리 죄책감 가지지 말고 앞으로는 더 신경쓰고, 일상에 스트레스를 덜 받도록 스스로 노력하는 것이 아이를 위한, 그리고 엄마 자신을 위한 최상의 환경이 아닌가 싶다.

그래도 혜린어뭉은 비교적 괜찮은 엄마인 것 같다..ㅎㅎ


이 땅의 모든 부모들이 읽길 바라며..



p.s. 좋은 책 추천해주신 '연필한다스'님께 감사를 전합니다..


Posted by 풀빛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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