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린아기가 돌이 조금 지났을 무렵 들여줬던 프뢰벨 영아테마 동화 중 지금까지도 너무너무 잘 보는 책

 '꼬므토끼'..

 

우리집 아가들은 책은 깨끗하게 보는 편이라 왠만해서는 제본 흔들림이 없는데,

요녀석은 유독 제본흔들림이 심하다..

처음 들여준 날부터 시작해서 하루에도 열번 이상은 봤던 책이라 혼자만 너무 낡아있다..^^;;

 

 

실제 사진으로 배경을 삼고, 등장인물들은 그림으로 하여 독특한 일러스트를 자랑한다.

토끼인형을 항상 가지고 다니는 이 아가는 세탁실에 빨랫감과 함께 토끼인형이 세탁기에 들어간 사실을 알게된다. 아직 말을 하지 못하는 아기는 '어부바, 따부빠...' 등으로 아빠한테 표현하지만 아빠는 알아듣지 못한다. 급기야 떼를 쓰고 그 자리에서 떠나지 못하고 축 늘어져버린다. 집에 가서 엄마가 꼬므토끼가 어디갔냐고 묻자 그제서야 깨달은 아빠는 다시 빨래방으로 달려가고, 각고의 노력끝에 꼬므토끼를 찾는다. 이 순간, 주인공 아가는 '꼬므토끼'라고 외치며, 이 말을 이 아가가 제일 처음으로 한 말이다.

마지막을 아이의 성장으로 마무리하며 살짜쿵 감동을 준다.

 

너무 잘 봤던 책이라 혜린아기 5살 때 유교전에서 영어버전으로 시리즈 세 가지를 모두 구매했다.

 

 

'Knuffle Bunny'

 

처음 알았다..

주인공 아기가 여자아이라는 것을..-_-;;;

'She'라는 단어가 아니었으면 그냥 남자아이로 알고 있었을 뻔..ㅎ

트릭시가 떼를 쓰며 꼬므토끼를 찾으러 가자고 하는 장면에서 아빠 팔을 잡고 늘어지는 장면에 'boneless' 라는 단어가 나온다. 이 표현이 너무 재밌다며 혜린아기는 이 때부터 boneless 를 남용하기 시작했다.. 축축 늘어져서는 '아빠 나 지금 본리스 중이야, 운반해줘~~' 하며 무지하게도 아빠를 귀찮게 한다.. 중요한 건, 언니의 이 행동이 재밌다며 따라하는 한 녀석이 더 있으니... 아빠는 체력소모가 두 배가 되기 시작..;;; (다행히 엄마는 패쓰~ 뱃속 아가 있어서 안된다며..ㅎㅎ)

아무튼, 이 때부터 이 boneless 라는 단어를 우리집 유행어가 되었다..

엄마도 아빠도 귀찮을 땐 이 표현을 쓰며 다같이 웃다가 상황 종료시키는 일이 잦아짐..ㅋㅋ

Knuffle bunny 시리즈 중 나머지 두 권은 트릭시가 자랐을 때다.

 

 

 

'Knuffle Bunny Too'.

 

 

 

 

 

 

 

트릭시가 학교에 간다..

꼬므토끼를 데리고..

그런데, 똑같은 토끼인형을 가지고 온 친구가 있다..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인형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는 생각에 화가나고 서로 자기꺼가 유일한거라며 싸운다.

그러자 선생님께 인형을 압수당하고 수업이 끝난 후 돌려받는다.

하지만 이 타이밍에 서로의 인형이 뒤바뀌게 된다.

둘은 한 밤 중이 되어서야 이 사실을 알게되고,

아빠들은 그 밤중에 연락을 하여 당장 만나서 서로의 인형을 교환한다.

각자 자기의 꼬므토끼를 되찾게 된 소녀들은 너무 기뻤고,

서로의 기쁨을 함께 하며 이들은 단짝친구가 된다.

 

 

'Knuffle Bunny Free'

 

 

 

 

 

 

 

 

 

제목에서 예상되듯이 드디어 트릭시는 꼬므토끼가 없는 성장을 하게 된다.

사실 혜린맘은 이 책이 가장 감동적이다. 

트릭시 가족은 네덜란드에 계시는 할머니댁에 간다. 

할머니댁에 도착한 기쁨도 잠시, 트릭시는 토끼인형을 비행기에 놓고 내린 걸 깨닫는다.-_-;;

너무도 자상한 트릭시 아빠는 또 공항에 전화해보고 애를 써보지만 

이미 중국으로 날아간 비행기에서는 인형을 찾을 수가 없다..

트릭시는 네덜란드에서 즐거운 한 때를 보내지만 늘 토끼가 보고싶다..

자꾸만 우울해지는 손녀를 위해 할아버지 할머니는 최신형 토끼인형을 선물해보지만

꼬므토끼를 대신할 수 없다.. 그러던 어느 날 밤, 트릭시는 꿈을 꾼다.

꿈 속에서 꼬므토끼는 중국에서부터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고 그들에게 기쁨을 준다. 다음 날 잠에서 깬 트릭시는 기분이 좋다. 

내가 느낀 행복감을 다른 누군가가 느끼고 있다고 생각하니 더이상 꼬므토끼가 그립지만은 않다.

여행이 끝나고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기적적으로 꼬므토끼를 발견하지만,

이내 트릭시는 뒷 자리에 앉은 울고 있는 아가에게 토끼인형을 내민다.

트릭시의 성장을 보여주는 감동적인 장면.!!

마지막 페이지는 트릭시가 성장하여 사랑을 하게 되고 아기를 낳고

아빠로 부터 어릴 적 소중한 친구 꼬므토끼를 선물받는 장면이다. 물론 이 인형은 트릭시의 아가 차지~

 

 

 

*****

아이의 성장은 참으로 놀랍다.

한 가지 물건(인형, 장난감, 이불, 손수건 등..)에 애착을 가지고 의인화 하고,

또 '나만이 것' 이라는 데에 대해서 강한 자부심도 느낄 줄 알게 되고,,

 점차 그러한 것들이 타인과의 접촉을 통해 '공유'라는 기쁨도 알게 된다.

단순히 물건의 공유가 아닌, 그러한 물건들로 인한 마음의 공유..

그렇게 더불어 사는 삶을 천천히 배운다.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Knuffle Bunny 시리즈는 이 세권밖에 없다고 하는데,

 더 있으면 다 구비해놓고 싶다. 

왜냐하면, 아이에게도 좋은 동화지만, 엄마에게도 뭔가 강한 임팩트를 준다.

 바로 아이의 성장에 임하는 트릭시 부모의 자세때문.

트릭시의 엄마 아빠는 꼬므토끼가 없어졌을 때마다, 진심으로 아이의 고통을 함께한다.

(잔소리 뭐 이런거 없다..^^;;)

두 팔을 걷어부쳐 세탁기 안에 들어가다시피 해서 인형을 찾아주고,

밤 늦은 시간에도 수화기를 들어서 트릭시의 토끼를 찾아주고,

트릭시가 토끼를 다른 아이한테 줄 때도 진심으로 박수를 쳐준다..

'새거 사면 되지, 뭘 그래? 지금 찾을 수가 없어, 내일 전화해보자,' 등등 귀차니즘으로 인해 아이의 성장을 가로막는 말들을 우리는 너무도 자주 하고 사는 건 아닌지.. 한번쯤은 이들의 태도를 보며 나의 육아를 반성해 볼만 하다.

 

 

 

 

 

Posted by 풀빛소녀